밴쿠버 거리에서 마주한 특별한 결혼식, 브라이드메이드(Bridesmaids)와 그루스맨(Groomsmen) 이야기
제가 살고 있는 밴쿠버는 자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그래서인지 봄, 여름철이 되면 도심 공원이나 바닷가, 정원 곳곳에서 야외 결혼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날씨가 맑은 날엔 산책을 하다가도 갑자기 웨딩 아치를 마주하게 되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멋진 턱시도의 신랑, 그리고 그 옆을 에워싼 친구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눈에 띄는 장면이 있어요.
신랑과 신부 옆에는 똑같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 같은 수트를 맞춰 입은 남성들이 나란히 서 있는 겁니다. 처음엔 “왜 다 같이 유니폼처럼 옷을 맞춰 입었을까?” 하고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이들은 캐나다 웨딩 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브라이드메이드(Bridesmaids)**와 **그루스맨(Groomsmen)**이라는 사람들이었어요.
브라이드메이드와 그루스맨은 누구인가요?
브라이드메이드는 신부의 친구, 자매, 가까운 여성 지인들로 구성되어, 결혼 준비부터 당일까지 신부를 도와주는 특별한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그루스맨은 신랑의 친구나 형제들로, 신랑이 긴장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리셉션이나 결혼식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이들은 단순히 옆에 서 있기만 하는 들러리가 아니라,
결혼식 전후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며 신랑신부에게 정서적, 실질적 지원을 해주는 사람들이에요.
특히 각 그룹에는 리더가 있습니다. 브라이드메이드 팀의 대표는 메이드 오브 아너(Maid of Honor), 그루스맨 팀의 대표는 **베스트 맨(Best Man)**이라고 불리며,
싱글 파티(Bachelorette/Bachelor Party)를 기획하거나 결혼식 당일 주례 앞에서 반지를 전달하는 등의 역할도 맡습니다.
같은 옷을 입는 이유는?
브라이드메이드와 그루스맨은 보통 컬러와 스타일을 통일한 드레스나 수트를 입습니다.
이는 단체 사진을 찍을 때 훨씬 조화롭고 세련된 느낌을 주며, 신랑신부와 한 팀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브라이드메이드 드레스는 신부가 직접 고르기도 하고, 일정한 색상만 정해 친구들이 각자 개성을 살려 선택하기도 해요.
브라이드메이드와 그루스맨은 결혼식의 핵심 인물로 활약합니다.
밴쿠버에서 마주한 어느 야외 결혼식에서는 보랏빛 드레스를 맞춰 입은 브라이드메이드들이 너무 예뻐서,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가 감탄하며 발걸음을 멈추곤 했습니다.
그 장면을 본 저는 ‘결혼은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저희 가족의 현실은 조금 달랐어요
그렇게 감동적으로 다가온 캐나다의 결혼식 문화였지만,
실제로 준비를 시작하면서 저희 가족은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혔습니다.
저희는 캐나다로 이주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이민자 가족이에요.
아직은 브라이드메이드나 그루스맨 역할을 부탁할 만큼 가까운 친구들이 많지 않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거리상 참석이 어렵다 보니 큰 결혼식이나 많은 인원이 필요한 형식은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방향을 바꾸기로 했어요.
‘우리의 상황에 맞는, 더 작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준비하자.’
그때부터 **소규모 웨딩(Micro Wedding)**이나 **목적지 결혼식(Destination Wedding)**처럼 더 부담 없이, 가족 중심으로 꾸릴 수 있는 결혼식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결혼식 종류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