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결혼식, '리걸 웨딩(Legal Wedding)과 세레모니 웨딩(Ceremony Wedding)'의 차이 아시나요?
캐나다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면 처음 듣는 용어에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Legal Wedding(리걸 웨딩)’과 ‘Ceremony Wedding(세레모니 웨딩)’이라는 표현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죠.
저도 처음에는 “결혼식이 다 결혼식이지, 왜 두 가지로 나뉘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이 두 가지 개념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이민자나 외국인 커플들에게는 실제 결혼 성립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개념이 됩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의 차이와, 실제 캐나다에서 결혼을 준비할 때 무엇을 먼저 고려해야 할지 정리해드릴게요.
1. 리걸 웨딩(Legal Wedding) –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 절차
‘리걸 웨딩’은 말 그대로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 공식적인 절차를 말합니다.
캐나다에서 합법적인 결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결혼 허가서(Marriage Licence)를 발급받고, 정부에 등록된 공인 주례자(Officiant)의 진행 아래 결혼 선언을 한 뒤, 이 내용을 등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제가 리걸 웨딩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자, 예비 사위가 쉽게 설명해 준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우리나라도 결혼식을 올렸다고 해서 법적으로 혼인이 성립되는 건 아니잖아요. 반드시 시청이나 구청, 읍·면·동 주민센터에 혼인신고를 하고,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돼야 법적인 부부로 인정받는 것처럼요. 캐나다에서도 결혼식과 달리 승인 받는 절차가 있는데 이것이 리걸 웨딩이고 한국과 다른 점은 공인된 주례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거예요. 이 주례자는 정부에 등록된 분들 중에서 여러 조건을 고려해 직접 선택하고 예약해야 해요.”
캐나다 내에서도 주마다 세부 절차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 결혼 허가증(Marriage Licence) 신청: 신분증과 주소 증명서를 지참해 시청이나 지정된 기관에서 신청
• 공식 주례자 예약: 등록된 오피시언트(Officiant)를 통해 결혼 선언 진행
https://connect.health.gov.bc.ca/marriage-commissioners
• 결혼 신고서 제출: 결혼 후, 작성된 서류를 주 정부에 제출하여 공식 등록
이 과정을 마쳐야만 법적으로 부부로 인정받고, 향후 이민 절차나 세금 신고 등에서 ‘Spouse(배우자)’로서의 권리를 갖게 됩니다.
2. 세레모니 웨딩(Ceremony Wedding) – 축하와 상징의 시간
반면 ‘세레모니 웨딩’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결혼식 장면입니다.
드레스를 입고, 꽃길을 걷고, 가족과 친구 앞에서 서약을 나누고, 리셉션 파티를 열고 사진을 찍는 등 감정적으로 중요한 하루를 말해요.
하지만 세레모니 웨딩만 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결혼이 성립되는 것은 아닙니다.
즉,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리고도 리걸 웨딩 절차를 따로 밟지 않으면 법적으로는 여전히 미혼 상태일 수 있는 거죠.
3. 순서와 방식은 자유롭게 선택 가능
캐나다의 좋은 점은, 이 두 절차를 꼭 한 날에 함께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 먼저 리걸 웨딩 후, 나중에 세레모니 진행: 이민 신청, 비자 갱신 등 시간이 중요 한 경우 추천
• 세레모니 먼저, 이후 리걸 웨딩 따로 진행: 장소나 가족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준비 가능
• 두 절차를 한 날에 함께 진행: 주례자가 공식 등록된 경우, 법적 선언과 세레모니 를 동시에 할 수 있음
예를 들어, 어떤 커플은 시청에서 간단히 서류를 작성하고 법적 결혼을 마친 뒤, 몇 달 후 친지들과 함께 야외 결혼식을 열기도 해요.
또 어떤 커플은 크루즈나 목적지 결혼식(Destination Wedding)을 세레모니로 진행하고, 리걸 웨딩은 귀국 후 간단히 등록하기도 합니다.
4. 이민자 가족이라면 더 꼼꼼하게 준비하세요
저희 가족처럼 한국에서 이민 온 경우, 리걸 웨딩이 중요한 이유는
결혼 후 이민 신청이나 가족 초청, 세금 공제, 의료보험 적용 등에 있어서 법적 부부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에요.
특히 다른 나라에서 혼인한 기록이 있다면, 이중 결혼이 되지 않도록 캐나다에서의 인정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 리걸 웨딩이 먼저 필요할 경우 너무 성대한 세레모니를 준비하기보다는
소규모 웨딩 또는 하우스 웨딩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무리하며
캐나다에서는 결혼이 단순한 하루의 이벤트가 아니라,
법적 절차와 개인적 의미가 조화를 이루는 과정입니다.
리걸 웨딩과 세레모니 웨딩, 두 가지 개념을 잘 이해하고 나면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결혼 방식을 찾아나가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제 막 결혼을 준비하신다면,
“어떤 방식이 나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까?”
**“나의 상황에서는 어떤 절차가 먼저 필요할까?”**를 고민해보세요.
형식보다 중요한 건 결국,
서로에 대한 마음과, 그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식이니까요.
